어떤 사회적 이슈나 정책에 대해 뉴스를 찾아볼 때, 내가 어떤 언론사의 기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성격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A 언론사는 특정 정책에 대해 '경제 활성화의 신호탄'이라며 긍정적인 면을 대대적으로 조명하는 반면, B 언론사는 동일한 정책을 두고 '서민 삶의 위협'이라며 부작용을 집중적으로 부각합니다. 두 기사 모두 나름의 근거와 취재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단 한쪽의 기사만 접한 독자는 왜곡된 시각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언론사는 저마다 지향하는 가치관, 독자층, 정치적·경제적 스탠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현대인이 자신이 선호하는 매체나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편향된 뉴스만 반복해서 소비하는 '에코 챔버(Echo Chamber, 메아리 방)' 효과에 갇히기 쉽다는 점입니다.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사건의 입체적인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뉴스를 대조하며 읽는 '균형 읽기'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오늘은 특정 입장에 치우친 보도 속에서 중립적인 사실을 선별해내는 실전 교차 읽기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사의 편향성이 드러나는 3가지 주요 지점
언론사가 특정 방향으로 독자의 인식을 유도할 때 사용하는 방식은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을 다루되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 편향성이 발생합니다.
프레임(Frame) 설정과 프레이밍의 차이 동일한 현상을 바라보는 '틀'을 어떻게 짜느냐의 차이입니다. 예를 들어 세금 인상 이슈를 다룰 때 한쪽은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고, 다른 쪽은 '징벌적 과세로 인한 국민 부담 증가'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합니다. 어떤 프레임의 단어를 제목과 첫 문단에 배치하느냐에 따라 독자의 첫인상이 결정됩니다.
의도적인 정보의 '선택적 침묵(Omission)' 편향성을 가려내는 가장 어려운 이유는 기사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 '빠져 있는 내용' 때문입니다. 자신의 매체 입장에 유리한 데이터나 인터뷰는 비중 있게 다루고, 불리한 지표나 상반된 결과는 아예 언급하지 않거나 기사 맨 밑에 한 줄로 축소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따옴표 배치를 통한 주관적 어조 입히기 중립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척하면서 취재원의 입을 빌려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찬성 측의 발언은 논리적이고 정돈된 문장으로 길게 인용하는 반면, 반대 측 발언은 자극적이거나 격앙된 어조의 문장만 발췌하여 독자로 하여금 은연중에 반감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기 위한 3단계 교차 읽기 루틴
첨예한 이슈일수록 하나의 기사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합니다. 다음의 3단계 교차 읽기 루틴을 통해 균형감을 유지해 보세요.
첫째, 검색창에서 동일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성향의 매체 2곳'을 함께 검색합니다. 관심 있는 이슈가 생겼을 때 평소 자주 가는 포털 메인 화면의 기사만 보지 말고, 검색창에 해당 키워드를 직접 입력해 보세요. 그 후 진보적 성향을 띤 매체와 보수적 성향을 띤 매체, 혹은 경제 전문지의 기사를 각각 1편씩 골라 함께 창을 띄워두고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둘째, 두 기사에서 '공통으로 언급된 문장'과 '한쪽에만 있는 문장'을 구분합니다. 서로 다른 입장의 매체가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언급한 수치나 일시, 사건 경과가 있다면 그것이 바로 100% 확정된 '공통 팩트(Fact)'입니다. 반면 A 기사에는 있지만 B 기사에는 쏙 빠져 있는 내용이 있다면, 그것은 해당 매체의 프레임에 맞춰 선택된 가공된 정보일 확률이 높습니다.
셋째, 찬반 양측의 '핵심 근거'만 1줄씩 요약해 봅니다. 기사의 자극적인 수식어나 기자의 감정적 서술을 제외하고 "찬성 측이 주장하는 핵심 근거 1가지"와 "반대 측이 우려하는 핵심 근거 1가지"를 메모장에 요약해 보세요. 양측의 근거를 대등한 무게로 놓고 비교해 보면 사안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내가 스스로 선택해야 할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해집니다.
편향을 인식하는 순간 넓어지는 정보의 지평
세상에 완벽하게 중립적인 언론이나 기자는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편향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 편향에 끌려다니지 않는 주체적인 독자가 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의 뉴스를 비교해 읽는 과정은 처음에는 다소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특정 세력이나 매체의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사안의 전체적인 맥락을 스스로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핵심 요약
언론사의 편향성은 거짓 보도보다는 프레임 설정, 의도적 정보 누락, 편향된 인용문 배치를 통해 나타납니다.
이슈 발생 시 성향이 다른 최소 2개 이상의 매체 기사를 함께 찾아 대조하는 교차 읽기가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기사에서 공통으로 언급된 내용만 '공통 사실'로 추출하고, 양측의 핵심 근거를 균형 있게 비교해야 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글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하게 유포되는 '소셜 미디어(SNS)발 찌라시'와 정식 뉴스의 구조적 차이점을 분석하고, 가짜 뉴스에 선동당하지 않는 법을 알아봅니다.
평소 특정 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비교해 보면서 시각 차이를 크게 느꼈던 적이 있으신가요? 경험하셨던 사례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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